내가 책을 거의 사지 않는 이유에는 몇 가지가 있다. 일단 가장 큰 이유는 내가 판단하는 "가지고 있을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서점에 자주 가지는 않는 편이지만, 가더라도 책을 둘러보았을 때 내 눈에는 한 번 정도 읽고 치워버릴 만한 책들만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을 뿐이고, 저 책을 소유하여 두고두고 읽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책은 정말 찾기 어렵다. 한번 읽고 말 거라면, 그냥 도서관에서 빌려 읽으면 그 뿐 아닌가.
더군다나 요즘 베스트셀러라고 말하는 책들을 보면 더더욱 그렇다. 다른 사람의 성공한 인생 같은 것은, 두 번씩이나 읽을 만한 가치는 절대 없다고 생각하고, 게다가 그것을 소장하고 있을 만한 가치는 더더욱 없다고 생각한다(물론 이건 나 개인의 가치판단일 뿐이므로, 다른 사람이 그러한 책에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까지는 부정하지 않고 또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또한 아주 흔히 보이는, 인생의 매뉴얼 역할을 하려고 하는 책들도 마찬가지다. 이건 내가 자의식이 너무 강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
두번째 이유, 그리고 이 글의 주제는, 책을 고르기가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소장하고 두고 두고 읽을 만한 책"을 고르는 것도 어려운 문제지만, 꼭 그렇지 않더라도 도서관에 꽂혀 있는 수많은 책들 중에서 그저 재미있어 보이는 책을 찾는 것도 나에게는 좀처럼 쉽지 않다. 사실 가볍게 읽으려는 생각이라면 적당히 아무 책이나 뽑아서 읽어도 상관없을 텐데,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 내 기준에 미달하는 책은 읽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인 모양이다.
도서관에서 수많은 책장 사이를 거닐어도 보고, 주변 사람들의 추천 글을 읽어 보기도 하고, 때로는 누군가에게 물어보기도 하지만, 결국 내 맘에 딱 들지 않으면 소용이 없는 것 아닌가. 취향은 제각기 다르니까 말이다. 그래서 웬만해서는 다른 사람에게 책을 추천해 달라고 말하지는 않고, 나도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에게 어떤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지 않는다. 하긴 요즘 읽은 책도 거의 없어서 추천해 줄 만한 것도 없기는 하지만... (반성중)
책이 너무 많다. 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책들이 출판되고 있을 것 아닌가...
집에 있는 "우리 시대의 한국문학" 70권짜리, 외국 문학 전집 30권짜리, 적당히 짬뽕되어 있는 전집 60권짜리,
주제에서 벗어나지만 조금 더 주절주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