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바빠서 생방으로 스타리그를 거의 챙겨보지 못하고 있는데 그나마 슈퍼파이트가 토요일 낮에 한다길래, 그리고 요환님이 나오신다길래 (...) 챙겨 보았다. 물론 에이스 결정전 토너먼트에서 나올 빅매치에 대한 기대감도 좀 있었고...
1. 역시 마본좌 -_-a
결과는 뭐... 우리의 마본좌님께서 3판 연속 나오셔서 전부 쳐바르시고 우승을 하셨다. -_-a 나머지 CJ 선수들은 열심히 마본좌 응원하다가 상금 챙겨가셨네. 조규남 감독님은 마본좌를 세 경기 연속 기용하는 전략적 선택으로 최고감독상을 받으셨다.
4강에서의 스파이어 테러는 정말 압권이었고... 결승에서도 매우 적절한 운영을 펼치시며 무난히 이기시는 마본좌님. 개인적으로는 결승에서 테란 (특히 요환님 -_-)이랑 상대하기를 바랬건만...
2. 돌아온 요환님 +_+
요환님께서는 Soul과의 12강 경기에 출전하셨다. 테테전이었는데 자기 기지도 아닌 곳에 배럭 짓고 마린으로 입구를 막아서 스타팅을 속이는 센스 ㅠ_ㅠ 저런 낚시질이 정말 통하다니 말도 안된다 -_-a 상대방은 대략 정신이 멍해졌을 듯.
하여간 요환님의 센스는 여전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런데 확실히 손이 좀 굳긴 한 듯. 벌쳐 컨트롤도 예전처럼 날카롭지는 않았고... 반응 속도도 좀 느려지긴 한 듯. 그래도 요환님 경기를 볼 수 있다는 거에 일단 감사하는 정도로 생각을 했다.
여기서부터는 이제 불만으로 가득찬 내용들입니다. 안 읽으실 분들은 그냥 스크롤을 내려주시길...
3. 해설은 최악 -_-
동수횽이 선수 복귀를 선언한 덕분에 해설이 한 명 바뀌었는데, 이 사람들은 해설을 하는 건지 마는 건지... 과연 "아~~~" "망했어요~~" 이외에 당신들이 한 말이 뭔지 잘 모르겠군요. 전투만 일어나면 정말 별 거 아닌 장면인데도 소리만 지르고...
CJ는 대회 기획 잘 해놓고 해설 때문에 반 이상 깎아먹는 느낌. 하다 못해 경쟁사(온겜, 엠겜)의 해설이라도 초빙해서 하는 게 어떨까 싶네. 적절한 대기님 같은 분들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말이지. 정말 오늘의 해설은 그 동안의 슈퍼파이트 중에서도 최악이었다.
그래도 슈퍼파이트는 계속 나름 재미있게 보고 있고 시도도 참신한 것 같다. 앞으로 잘 다듬어서 계속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 CJ에서 정식으로 게임방송을 런칭한다고 하던데 그것도 좀 기대가 되네. 시스템을 잘 구축해서 사람들 이목을 많이 끌었으면 좋겠고 온겜 엠겜도 좀 긴장하게 만들었음 좋겠다. 선의의 경쟁 속에 시청자들이 덕을 많이 볼 테지.
이 밑으로는 슈퍼파이트 자체에 대한 불만보다는 게임단에 대한 내용.
4. KTF, 이스트로, 온게임넷, 팬택, STX... 니네들은 찍혔어 -_-
12강 첫 경기는 KTF VS 이스트로였는데 그래서 나는 (홍진호 or 조용호) VS (신희승 or 김원기) 정도로 생각했다. 맵이 알카노이드였으니까 토스가 나오긴 좀 힘들겠지? ... 그런데 대진 나온 걸 보니까 김윤환 VS 박문기 -_-;
그리고 비방송으로 치러진 온게임넷 VS 팬택은 이승훈 VS 나도현...
난 분명히 에이스 결정전 토너먼트라고 들은 것 같은데... 너네들은 저 선수들이 에이스인가봐? (저기 언급된 선수들에게는 좀 미안하지만... 솔직히 에이스는 아니지.) 경기도 좀 많이 하나보지? 한 대여섯 경기는 해서 엔트리에 있는 6명들 다 한번씩 출전시킬 건가봐? 한 번쯤 져도 바로 탈락 안하나봐?
아니... 무슨 프로리그 플레이오프도 아니고 에이스 한 명 내보내기 그렇게 어렵나? 솔직히 니네 슈퍼파이트 준비하느라 연습 그렇게 많이 했어? 저 선수들이 그 맵 잡고 연습 밤새가면서 했나봐? 정말 그랬다면 할 말 없는데... 스파키즈 같은 경우는 아예 개인리그 출전 중인 선수를 엔트리에서 다 뺐을 정도로 슈파에 무게감 안 두고 있던데 연습 많이 했겠어? 그냥 평소에 하던 정도로 하고 나왔겠지...
슈파가 뭐 팀에 아주 중요한 대회도 아니고 이벤트 대회인 건 아는데, 기왕 대회 컨셉이 에이스 결정전 토너먼트면 그거에 좀 부합해주면 안되나. 팬들이 얼마나 기대하고 보는지 몰라서 그러나? STX 같은 경우는 공군 상대하는 게 좀 부담이 되니까 이해가 되는데, 나머지 팀들은 대체 뭔지... 방송경험 별로 없어서 제 플레이 하지도 못하는 신예, 아니면 만족할 만한 기량이 안되는 선수들 내보내 놓고 그걸 기대하면서 재밌게 보라고? 그거 볼려고 지방에서 올라오고 하루종일 투자한 팬들 생각은 하나도 안하는거냐?
나도 몇 년 동안 스타리그 봤고 그래서 대부분의 게이머들이랑 팬들에게 애정 있는데, 이제 다들 기업팀도 됐고 배도 안 고프니까 옛날만큼 감싸 주지 않아도 될 거 같다. 이제 당신들도 팬들 생각할 때 좀 되지 않았어? 꼭 그런 식으로 코 앞만 보고 해야겠냐?
다른 팀들도 크게 다를 건 없지만, 그래도 적어도 어느 정도 검증되고 내세울 만한 선수들을 기용했다. 삼성의 허영무 선수 같은 경우는 신인이었지만 확실하게 자기 실력 보여줬고. 무슨 프로리그 정규시즌의 기억도 안 나는 무난한 경기를 슈퍼파이트에서 하고 앉아있는 건지...
꼭 네임밸류 있는 선수들이 나와야 질 높은 경기가 나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아주 높은 확률로 수준있는 경기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기대하는 팬들 생각을 좀 해달라는 거다.
말 나온 김에 좀 더 얘기를 하면, 솔직히 이 바닥에서는 팬들이 너무 오냐오냐 해주는 감이 있는 것 같다. 워낙 판이 위태위태해서 팬들(특히 오래된 팬들)은 언제 e스포츠가 없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고, 그것 때문에 시청자나 팬의 입장을 너무 넘어서서 게임단이나 게이머들, 심지어 그들을 후원하는 기업 입장에서 생각하고 그들을 옹호하기까지 하는 경향이 좀 있다.
근데 나는 이제 그런 태도는 좀 버려야 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우리가 사랑하는 프로게이머들의 입지가 위태해지고 이 판이 망하는 것이 두렵다고 해도 팬은 팬일 뿐이다. 자라나는 아이에게 너무 오냐오냐만 해주면 버릇이 없어지는 건 당연한 사실. (비유가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재미없으면 보지 말고, 팬들 깔보면 욕하고, 성의없게 굴면 한 대 쥐어박아야 한다. 좀 비약일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슈파를 보면서 일부 게임단이 얼마나 팬들을 우습게 보는지를 알 수 있었다. KTF, 이스트로, 온게임넷, 팬택... 너희들은 내 계속 지켜보겠어. -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