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의 종말 (THE END OF POVER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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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 만연한 '극단적 빈곤'은 과연 해소될 수 있을 것인가? 지구상에서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가난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이 책은 분명히 그럴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저자가 단순히 근거 없는 희망적인 전망을 가지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극단적 빈곤에 시달렸던) 여러 개발도상국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빈곤을 종말시킬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그것이 실현 가능하다는 것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크게 세 가지 정도를 이야기하고 있다.

첫째, 왜 일부 국가들은 빈곤에 시달리는지, 그 중에서도 현재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이 간과하고 있는 요인들이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제적 번영에 실패하는 이유는 아주 다양하고, 국가별로 다른 상황에 대한 면밀한 진단이 있어야만 문제를 올바르게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빈곤 함정(poverty trap)을 극복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역설하고 있다.

둘째, 볼리비아, 폴란드, 러시아, 중국, 인도 등의 실례를 들면서 저자가 주장하는 임상경제학이 각 나라에 어떻게 적용되었는지 혹은 그 나라들이 어떻게 빈곤 함정을 벗어나 경제 성장을 시작하고 있는지를 다루었다. 물론 아프리카가 왜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지도 다루고 있다. 빈곤을 벗어나는 과정에서 공공투자를 위한 충분한 원조가 왜 중요한지, 임상경제학이 어떻게 작동했는지, 이러한 시도가 실패했다면 그 원인은 무엇인지에 대해 저자 자신의 경험을 살려 이야기하고 있다. 이 부분을 읽었을 때 특히 볼리비아와 폴란드에 일어났던 충격적인 변화들은 매우 흥미진진했다. 또한 저자가 주장하는 것이 실제로 실현 가능한 것이라는 강력한 근거로 작동하면서 그의 주장을 한층 더 힘있게 만들어 준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 (주로 아프리카에 만연한) 극단적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 취해야 할 방법은 무엇이고, 국제 사회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주장하였다. 저자는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 부국(富國)들이 이미 공약한 GNP의 0.7%를 20년 동안 꾸준히 지원한다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극단적 빈곤을 제거하고 스스로 경제성장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특히 이보다 터무니없이 적게 지원하고 있는 미국 정부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지원금이 어떤 계획을 거쳐 쓰여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굉장히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극단적 빈곤을 없앨 방법에 대해 제시했고, 그에 필요한 원조가 충분히 부국에서 감당할 수 있다는 정도이고, 심지어 이미 그들이 그러기로 약속했음을 증명했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무엇인가? 특히 미국이 그들의 약속을 이행하는 일만 남은 것이다. 미국 정부가 그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어떤 것도 극단적 빈곤을 해결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고 바람직한 이유는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많은 전문가들이 저자인 제프리 삭스와 함께 전 세계의 극단적 빈곤을 물리치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고, 또 계속 그리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들이 수행하고 있는 유엔 밀레니엄프로젝트가 부디 목표한 2025년에 모든 극빈국들을 빈곤 함정에서 꺼낼 수 있기를 바라며, 이를 위해서 G8를 비롯한 선진국들이 부디 아낌없는 지원을 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비록 책은 두껍고 쉽게 읽히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 수는 있지만, 그 동안 접해 왔던 몇 권 안되는 (--;;) 사회과학 서적에 비해 헐씬 읽기 쉬웠다. 저자의 주장이 확실한 근거를 가지고 있어 설득력 있고, 합리적으로 논지를 전개하고 있기에 큰 거부감 없이 납득할 수 있었다. 혹시라도 이 글을 보고 끌리는 분들은 한 번 보셔도 괜찮을 것 같고, 가격이 부담되는 지인들은 저에게 말씀하시면 언제든지 빌려드리도록 하겠다.

21세기북스/제프리 D. 삭스/김현구 역/2006.07.01/548p/28000원


P.S> 굳이 본문에서 빈곤이라는 단어 대신 '극단적 빈곤'을 꼬박꼬박 사용한 것은 그 둘 사이에 분명한 의미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책에서의 '극단적 빈곤'은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욕구를 제대로 충족하지 못하는 심각한 빈곤 상태를 말한다. 단지 소득 수준의 하위에 위치한 '상대적 빈곤'과는 구분되어야 한다. 자칫 모든 빈곤을 해소하자는 것으로 오해될 여지를 없애기 위해 저자도 용어 사용에 신중을 기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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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08 14:13 2008/06/08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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