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이 지났으니까) 어제는 신한은행 프로리그 2008 마지막 경기인데다가 선수들의 은퇴경기가 무려 3경기나 있었다. 이스트로 김민구 선수만 은퇴하는 줄 알았는데 생각해 보니 공군 최고참 선수들도 제대 전 마지막 경기였구나.
암튼 그래서 오늘은 모처럼 경기를 챙겨 보았다. 먼저 이스트로 대 STX의 2경기는 이스트로 김민구 선수의 은퇴경기였는데, 아무래도 진영수를 이기기에는 역부족이었나보다. 경기 끝나고 서로 악수하고 비록 졌지만 준비한 세레모니까지 보여주는 모습은 훈훈했다. 이기고 했으면 더욱 더 좋았을 테지만...
근데 이상한 게... 괜시리 좀 울컥하고 서운하더라. 평소에 그다지 관심이 있었던 선수도 아니었고 내가 응원하는 팀에 있었던 선수도 아닌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경기를 하고 후련한 표정으로 부스에서 나오는 걸 보니 기분이 묘하더라. 올해 들어 부쩍 선수들 은퇴가 많아져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e-sports에서는 크게 빛을 못 봤지만 인터뷰한 대로 다른 분야에서는 꼭 성공하시길.
그리고 공군 대 삼성전자의 경기에서는 최인규, 조형근 선수의 은퇴경기가 있었다. 제대가 8월이라 이번 프로리그가 마지막이고, 전역 이후에는 새로운 길을 찾을 것이라고 한다. 2경기 최인규 선수는 졌지만 그래도 3경기 팀플 조형근/이재훈 조합은 승리를 해서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그래도 나름 한 시대를 풍미했고 스타일리쉬한 플레이로 팬들에게 기억될 만한 선수들이라 스스로도 후회는 없을 거라 생각하고, 앞으로 하실 일들도 잘 되셨으면 한다.
올해 벌써 은퇴한 게이머들이 열 명 가까이 되는 것 같다. 이제 나이들도 있고 군대 문제도 있어서 빠르게 새로운 진로를 찾는 건 나빠 보이진 않지만, 아무래도 팬들의 입장에선 서운할 수 밖에 없겠지. 하지만 딱히 미래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워낙 선수 생명이 길지 않고 순환이 빠른 게 이 바닥이라.
그런데 은퇴경기인데도 스갤이나 기사 댓글로 악플 다는 사람들이 참 많던데, 나이가 어려서 그러려니 생각하기는 하지만 제발 철 좀 들었으면 하는 마음이 생기더라. 내가 스갤을 별로 싫어하는 편은 아닌데 이럴 때 보면 참 생각없는 것들이 많긴 하구나 싶다. 적어도 키보드로 악플질이나 하는 것들보다야 몇 년 동안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하고 고생한 사람이 백배 천배는 나은 거지.
아무튼 김민구, 최인규, 조형근 선수 그 동안 수고하셨습니다. (_ _)
2008/07/14 00:31
[E-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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